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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호주 철수 사례, 한국과 판박이?

기사승인 2018.02.14  17: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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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GM)지부 조합원들이 14일 오전 전북 군산시 한국지엠 군산공장에서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군산공장 폐쇄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리아뉴스타임즈] 한국GM이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하면서 철수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과거 GM 이 호주 정부로부터 수조원의 지원금을 받고도 결국 철수를 결정하며 ‘먹튀’한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에서도 유사한 과정이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 GM의 호주 철수 과정

GM의 호주 시장 철수 과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북한식 벼랑끝 전술’이라고 할 수 있다. GM은 호주 자회사 GM홀덴의 내수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정부 지원이 없다면 생산시설을 폐쇄할 수밖에 없다며 공공연하게 철수설을 흘렸다. 자국 노동자들을 볼모로 잡힌 호주 정부는 엄청난 규모의 지원금을 내주며 GM의 철수를 막으려 했지만, GM은 차근차근 생산라인 축소와 구조조정을 진행하다, 결국 지난 2013년 호주 시장 철수를 공식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호주 정부가 GM 에 지원한 자금은 한화로 2조원이 넘는다. 2008년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GM홀덴의 주력인 대형차 판매량이 급감하자, 2010년 호주 정부는 상대적으로 판매실적이 좋았던 소형차 생산물량을 확보해 달라며 GM 측에 친환경차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약 1억5000만 호주달러(약 1300억원)의 지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오히려 호주 정부의 목줄을 쥐게 된 GM은 2011년 까지 예정된 연구개발비 지원 기간을 늘려주지 않으면 소형차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 결국 호주정부는 2022년까지 10년간 10억 호주달러 규모의 연구개발비 지원을 약속하고, 이중 2억7500만 호주달러(약 2300억원)를 2012년 선지급했다.

하지만 호주 달러 강세와 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내수 실적 부진이 계속되자 GM은 생산라인 가동 시간을 축소하고 수백명의 생산직 노동자를 정리해고 하는 등 미련없이 철수 절차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도 GM은 2013년 7월에는 2억6500만 호주달러, 12월에는 1억5000만 호주달러의 추가 지원금을 호주 정부에 요구하는 등의 무리수를 뒀다. 철수 여부에 대한 확답 없이 지원금만을 재차 요구하는 GM에 지친 호주 정부가 추가 지원을 거절하자 GM은 2013년 12월 호주 생산기지의 가동을 2017년까지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때까지 지원된 연구개발비 외에도 2001년~2012년까지 호주 정부가 GM에 제공한 인건비 보조금만 20억 호주달러(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 호주 정부는 GM 을 붙잡아두기 위해 2조원이 넘는 금액을 지불하고서도 결국 ‘먹튀’를 당한 셈이 됐다.

◇ 정부가 지원하면 GM 남을까?

GM 은 지속적인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인건비 부담이 지나치게 높다며 고비용 구조를 핵심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2013년 ‘쉐보레’의 유럽시장 철수를 필두로 러시아, 인도, 남아공 등 주요 시장에서 GM 이 발을 빼면서 이 지역에 완성차 및 부품을 수출해왔던 한국GM의 실적이 낮아진 반면, 임금 수준은 해마다 상승해왔다는 것.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GM의 경영부진은 인건비나 수출실적보다는 GM본사의 적자 떠넘기기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GM의 2014년~2016년 매출 대비 원가 비율은 93.8%로, 80% 수준인 국내 완성차 기업보다 13% 이상 높다. 업계에서는 GM 본사가 한국GM에 핵심 부품을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공급하고, 완성차나 조립부품은 원가 수준으로 구매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전가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GM이 한국GM에 운영자금 명목으로 약 3조원 가량의 자금을 대출하면서 5% 수준의 고금리를 물린 점, 업무지원비 명목으로 매년 수백억원의 자금이 한국GM에서 본사로 이동한 것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글로벌GM이 사실상 한국 철수를 계획해두고, 고용 문제를 빌미 삼아 정부 지원금을 요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조원의 지원금을 받으면서도 구조조정과 생산라인 가동 중단 등 철수 절차를 진행했던 호주 사례가 재현될 수도 있다는 것.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댄 암만 GM 사장은 최근 “GM의 한국 내 장기 잔류 여부는 (한국) 정부가 기꺼이 자금이나 다른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지, 한국 노조가 노동비용 절감에 동의해줄지에 달려 있다”고 발언했다. 이미 호주라는 선례를 지켜본 정부가 GM과의 협상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 지 관심이 집중된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저작권자 © 코리아뉴스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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