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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조류의 가장 오래된 관계

기사승인 2018.03.14  20: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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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은 인터넷 과학신문 <The Science Times>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문 보기)

 

로이카르트 법칙에 의하면 빠른 속도를 내는 동물일수록 체중에 대비해 큰 눈을 가진다. 왜냐하면 빨리 이동하는 동물들의 경우 장애물을 피하지 못하면 치명적인 충돌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시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빠른 속도를 내는 조류가 네발 달린 육상동물보다 시력이 좋다.

조류 중에서도 가장 시력이 좋은 새는 매다. 매의 눈에는 물체의 상이 맺히는 황반이 두 개 있다. 하나는 정면을 응시할 때 사용하고, 다른 하나로는 좌우를 폭넓게 볼 때 사용한다. 포유류 중 초식동물은 보통 눈이 얼굴 양옆에 달려 있어 넓게 보는 반면, 육식동물은 눈이 얼굴 정면에 위치해 목표물을 집중해서 볼 수 있다. 매의 눈은 이 둘의 장점을 모두 가진 셈이다.

인류는 매의 놀라운 사냥기술을 이용하기 위해 ‘매사냥’이라는 무형문화유산을 발전시켰다. ⓒ 문화재청

매는 시세포가 사람보다 5배나 많아 사람보다 4~8배 정도 더 멀리 내다볼 수 있다. 또한 정확도도 매우 높아 매의 시력은 약 9.0에 달한다. 이 정도면 500m 거리에 있는 신문의 글씨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뛰어난 시력으로 매는 맹금류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사냥술을 자랑한다. 매는 높은 곳에서 주위를 응시하고 있다가 날아가는 새를 발견하면 서서히 거리를 좁히면서 선회하다 순식간에 엄청난 속도로 하강해 공중에서 사냥감을 단번에 낚아챈다.

매가 빠르게 날아가는 다른 새를 향해 순식간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은 하강하면서 발생하는 중력가속도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는 자신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비둘기도 수월하게 사냥한다. 이 같은 매의 사냥 모습에서 유래한 기술 용어 중 하나가 ‘우회축적의 원리’이다. 이 원리는 매처럼 사냥감을 선회하면서 축적해 놓은 힘을 한꺼번에 발산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인류는 매의 놀라운 사냥기술을 이용하기 위해 ‘매사냥’이라는 무형문화유산을 발전시켰다. 즉, 매사냥은 인간과 조류 사이에 맺어진 가장 오래된 관계 중 하나이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매사냥은 중앙아시아의 평원 지방에서 기원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우리나라에는 고조선 시대 만주 동북부 지방의 수렵 민족인 숙신족으로부터 전해져 삼국 시대 이후 크게 성행했다. 고려와 조선 시대 때는 매사냥을 전담하는 응방이라는 관청이 별도로 있을 정도였다.

세계적으로 매사냥에 이용하는 매는 지역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 아시아의 초원 지역에서는 매는 물론 몸집이 큰 독수리까지 사냥에 활용했다. 페르시아 같은 아시아 서남부의 넓은 개활지에서는 장거리를 비행하는 매를 이용했으며, 유럽 등의 산림지대 및 혼합 농지에서는 참매와 새매처럼 단거리를 비행하는 매를 선호했다. 또 스페인처럼 서식지가 다양한 곳은 날개가 짧거나 긴 맹금류를 모두 날릴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사냥매는 골속과 응속의 두 분류로 구분했다. 골속은 현대의 매목 매과에 속하는 조류이며, 응속은 매목 수리과에 속하는 조류로 보면 된다. 송골매, 백송골, 쇠황조롱이, 세이커매 등이 매목 매과이며, 참매, 새매, 뿔매, 검독수리, 해리스매 등이 매목 수리과에 속한다.

매과의 조류들은 날개의 폭이 좁은 대신 길이가 길어 공중에서 빠른 속도를 낸다. 따라서 사냥을 할 때도 공중에서 기류를 타고 급강하하면서 사냥감을 낚아채 일격에 목뼈를 부러트려 즉사시킨다.

이에 비해 수리과의 조류들은 날개의 폭이 넓은 대신 길이가 짧다. 따라서 산속이나 들판에서의 순발력이 뛰어나다. 즉, 매과의 조류는 넓은 공간에서의 사냥 능력이 뛰어나고, 수리과의 조류는 좁은 장소에서의 사냥 능력이 뛰어난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대부터 조선 초기까지만 해도 매과와 수리과의 조류를 모두 다 사냥에 이용했다. 하지만 일반 서민들이 주로 매사냥에 참여한 조선 중기 이후부터는 수리과의 조류가 매사냥의 주축이 되었다. 그것은 매과와 수리과의 특성에 따른 자연적인 선택이었다.

국가는 서로 달라도 전 세계적으로 산재한 매사냥꾼들의 기술은 거의 유사하다. 매를 훈련하고 돌보는 방법, 사용하는 도구, 매와 유대감을 형성하는 과정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매사냥에 관한 기본 원리는 보편적일지라도 거기에 담겨 있는 문화적인 전통은 매우 다채롭다. 예를 들면 한국이나 오스트리아, 벨기에, 몽골 등의 매사냥꾼들은 제각기 고유한 모자, 단추, 머리띠, 외투 등으로 각자의 소속을 표시한다. 지금도 이 같은 전통 복식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매사냥은 2010년 한국을 비롯해 아랍에미리트, 벨기에, 체코, 프랑스, 모로코, 카타르,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스페인, 몽골 등 11개국이 참여하여 세계 인류문화무형유산으로 공동 등재되었다.

이후 2012년에 헝가리 및 오스트리아가 추가 참여해 13개국으로 확대 공동 등재되었다. 매사냥의 세계유산 공동 등재는 여러 국가의 공동 노력으로 이루어낸 결실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에서 모범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이성규 The Science Times 객원기자 yess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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